캘리그라피를 하다보면 글씨와 잘 어우러지게 그린 그림이나 채색을 잘 하고 싶어집니다. 글씨가 먼저냐 그림이 먼저냐하면 물론 글씨가 훨씬 중요하지만 채색이 빠지면 토핑없는 케이크처럼 허전합니다. 하지만 채색을 따로 배우지않았고 의욕만 앞서고 붓질이 막막할 때 써먹었던 방법을 공유합니다.
분무기를 이용하는 방법
수채화를 배우다가 wet-wet 기법을 알게되었는데 화선지에도 써볼까싶어서 분무기로 화선지에 색을 입힐 부분에 물을 뿌렸습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화선지를 적신 후 붓에 물감을 묻혀 번짐을 이용해서 채색을 했습니다. 예상보다 화선지는 강했고 물이 잔뜩 묻어있었지만 찢어지지 않아서 불안했던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분무기에 물과 물감을 섞어서 가장자리만 뿌려서 붓 튀김 느낌을 내보았습니다. 적당한 물감은 마르면 더 가벼운 색발림이 되어서 먹물과 섞어서 가능하면 진하게 만듭니다. 그랬을 때 어느정도 무거운 느낌이 나서 더 좋았습니다. 분무기로 물이 고일 정도로 많이 뿌린 곳은 마르면서 물자국이 남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 느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붓으로 하는 채색이 어렵다면 분무기를 이용해보세요.
화선지를 담그는 방법
도록을 보다가 배접이 된 작품인데 화선지를 접은 자국이 남은 작품을 보다가 생각한 방법으로 화선지를 여러번 접어서 작게 만든 후, 원하는 색을 푼 물감액에 화선지를 담가 색을 입히는 방법입니다. 헝겊에 천연물감을 입힐 때 쓰는 방법처럼 응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검은 색을 만들고 싶어서 먹물에 너무 뻑뻑하지 않게 물을 섞어서 원하는 면만 먹물에 담갔습니다. 20분 정도 담가두면 서서히 먹물이 화선지를 타고 올라와 인위적이지 않은 검은 채색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카누 커피액을 이용하기
원두커피액을 이용하는 방법은 유명합니다. 경험상 카누 아메리카노 스틱이 많이 필요했고 넉넉하게 물을 풀어서 백붓으로 원하는 부분에 쓱쓱 발라주었습니다. 마르면 황토색이 되는데 이 위에 글씨를 쓰면 크라프트지에 검은 글씨를 올린 것처럼 멋스러웠습니다. 커피물을 뿌리고 굵은 소금을 올려두면 마르면서 굵은 소금이 있었던 곳에 농도가 옅어져 오묘한 색으로 화선지에 표현됩니다.
멋진 그림이나 배경이 어려우신 분들께 이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이든 그냥 한번씩 해보고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