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에 반해 시작한 아인캘리그라피 온라인 수업후기입니다. 중급에서 고급으로 넘어가면서 실력이 늘었지만 한편으로 작품에 대한 고민도 늘었습니다. 고급과정을 배우면서 중급과 달라진 제 자신의 생각과 신경쓰게 된 점을 적어봅니다.
채우지말고 비워라
아인 캘리그라피의 초급과정은 글씨쓰는 방법을 배우고 중급은 글자로 채우기, 고급은 비우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흔히 여백의 미라고 하는 것을 생각해야하는데요, 이게 막상 생각처럼 안 됩니다. 중급과정에서 채색과 그리기를 하면서 육각형, 원, 자연물 등을 그리고 삼묵법으로 채색하는 것을 배웁니다. 고급과정에서 첫 과제로 물고기 그림이 들어간 작품제출이 나왔습니다. 물고기가 강물에 헤엄치는 것을 생각하다가 김소월 시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가 떠올라서 글을 쓰고 물고기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마리라 허전해서 두 마리를 그리고, 또 허전해서 강물도 살짝 표현해주고 갈잎도 그려주니 상단이 허전해서 산까지 그렸습니다. “너무 많아요. 배운 거 다 그렸군요. 물고기만 넣어요.” 하시는 나현쌤. 순간 예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고급과정은 비우는 것을 배운다는 말씀이 말이죠. 바로 물고기만 그리고 글씨를 써보니 확실히 여백의 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감상할 때 답답함이 없고 캘리그라피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구도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아인캘리그라피를 만나고 좋은 점은 네이버카페에서 선배님들이 올린 작품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구도와 멋진 글씨로 완성된 작품을 넋놓고 보다보면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할 수 있겠지?’하고 생각이 듭니다. 중급과정에서는 25자 안팎의 글자로 어떻게 쓸 지를 고민하고 구도를 생각했다면 고급과정에서는 그림과 글씨를 함께 생각하고 구도를 잡습니다. 선배님들의 작품처럼 하고싶지만 막상 빈 종이에 글씨를 쓰려고하면 머릿속에 잡힌 구도가 명확해야 거침없이 쓸텐데, 쓰고는싶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갈팡질팡합니다. 그림을 더 크게 그리고 글밥이 적은 글을 배치할지, 그림을 작게하고 글을 더 많이 쓸지, 어떻게 해야 답답함이 없고 글자와 내용에 중심이 실리게 할지 고민하고 또 생각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