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아인캘리그라피의 김나현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붓이 왜 이렇게 되지?’했던 답답함을 선생님이 벅벅 긁어주신 것을 풉니다. 따라쓰면서 붓 자체의 특성을 생각않고 못 친해진 채 조심히만 썼던 평소 습관을 파악했습니다. 그럼 그 다음은? 연습, 또 연습이겠죠?
획을 긋고나서 붓이 안 서는 이유
제가 가로든 세로든 선을 긋고 나면 그었던 방향쪽으로 붓모가 눌린 채로 모양이 잡힙니다. 옆에서 보면 알파벳 대문자 D가 되어서 다음 획을 긋기 전에 붓모를 정리하거나 반대쪽으로 돌려서 모양을 잡아가며 글자를 썼습니다. 첫 수업때 말씀하셨던 붓모의 반동을 그새 잊고 있었습니다. 획을 긋는 과정을 역입을 하고 중봉으로 내려와서 회봉을 하는 단계로 나눈다면 그동안 중봉에 꽂혀 거기에 집중하면서 회봉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을 주욱 긋고 선의 마지막에 끼익~하고 멈추는 과정을 하지 않으면 붓모가 팅!하면서 처음 모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진행방향으로 눌린 채로 있습니다. 저의 고질적인 문제였습니다. 획의 마지막에서 붓모가 원상태로 돌아오게 하는 반동을 생각하면서 써야겠습니다.
붓모가 이상하게 꼬였네~스크류바가 되는 이유
가로나 세로선보다 시옷이나 이응 등의 자음을 쓸 때, 특히 붓모가 뱅뱅 똬리를 틀 듯 꼬이는 모양이 나왔습니다. 이유는 실제 획의 진행방향과 약간이라도 틀어진 쪽으로 역입을 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려는 방향은 7시 방향인데 역입을 9시방향에서 시작을 하면 붓모가 뱅글뱅글 도는 것이죠. 초급과정인 상태에서 는 자신감도 부족하고 획이 이쪽이었나, 저쪽이었나 갈팡질팡하다가 붓모가 꼬이고 그러면 ‘어, 이거 아닌데…’하면서 더 속상한 것 같습니다. 자신있게 역입을 하면 해결되고 그러려면 머릿속에 쓰려는 글자의 모양이 확실하게 그려져야 합니다. 체본을 많이 보고 머릿속에서 손으로 글자를 쓰는 상상연습을 반복해야겠습니다.
붓모가 한쪽만 닳는 이유
첫 번째와 두 번째 수업에서 선생님께서 중봉과 붓과 친해지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때는 ‘음….맞아. 그렇구나.’하면서 들었지만 몇 회 수업이 나가고 저의 문제를 파악하니 기본을 그새 잊고 있고 글씨만 잘 쓰려고 애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씻은 붓을 보면 한 쪽면이 더 닳았고 붓모 끝을 약간 일부러 돌려놓은 것처럼 돌아가있습니다. 이유는 초보자의 경우 모든 획을 중봉으로 써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측면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특히 기역을 쓸 때 중봉으로 가로획을 그었다가 세로획을 편봉으로 내려오면서 한쪽만 계속 닳지 않았나합니다. 붓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손목을 써버리기 때문에 더욱 그렇겠지요.
붓과 친해진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 알면 알수록 더 생각만 많아져서 선이 나가기 전에 몇 번을 망설이는지요. 연필이나 펜에 익숙한 근육과 쓰는 습관들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거라 생각하고 붓만의 특성을 잘 이용해서 원하는 대로 쓰는 그날까지 연습, 또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이유를 알았으니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