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빠져 배우기 시작한 1인으로, 배운 것을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소소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캘리그라피란 아름답다(Calli)와 기법/기술(Graphy)의 합성어로 아름답게 글씨를 쓰는 기법, 예쁜 글씨입니다.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를 생각하면 서예를 먼저 떠올립니다. 궁서체, 판본체 등 예전부터 이어져 온 글자체를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 서예라면 캘리그라피는 글자체가 정해져있지 않고 쓰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점과 선으로 글자를 표현합니다. 따라서 작품마다 다른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선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글씨가 변하고 획이 변하면서, 글자의 위치와 구도, 균형감이 바뀌어 다른 느낌, 다른 인상을 전달합니다. 캘리그라피를 배우면서 단순히 글자를 쓰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글자가 모인 글의 조화와 덩어리감을 함께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틀어지면 가독성과 예술성이 떨어지기에 전체 구도를 신경 쓰면서 글자를 그리고 디자인적인 요소와 회화를 접목하여 글자를 돋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캘리그라피를 보면 글자의 조화를 처음 본다면 그다음은 글이 주는 메시지를 봅니다. 거기서 감동을 받기도 하고 위로, 응원, 희망 등을 얻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캘리그라피의 매력인 것 같고 배워보자고 마음먹은 계기입니다. 쓰는 사람의 개성과 마음이 담긴 예쁜 손글씨를 캘리그라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캘리그라피 재료
문방사우
붓, 벼루, 먹, 종이로 예전 문인들의 친구죠. 캘리그라피를 시작할 때 서예 붓을 이용하여 원하는 선 모양을 나타내는 능력을 기르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문방사우로 선 긋고 자음, 모음을 쓰고 있는데 캘리그라피를 잘 하고 싶으면 붓과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일단 기본은 붓에서 시작하고 종이(화선지)에서 먹물이 번지는 정도를 조절하려면 다시 붓을 어떻게 쓰는지 스스로 느껴야 예쁜 선, 원하는 선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붓펜+A4
붓, 먹, 벼루(요즘은 먹물 그릇으로 대신합니다.), 화선지를 준비하기가 번거롭다 싶으면 붓펜으로 시작해도 됩니다. 저 역시 캘리그라피가 궁금해서 혼자 책으로 써볼 때 붓펜을 사용했습니다.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이면지나 A4지, 도화지 어디든 써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접근성이 훨씬 좋았습니다. 열이면 아홉은 쿠레타케 22호로 시작하고 모나미 붓펜 등 브랜드마다 종류와 색이 다양해서 이것저것 써보는 재미가 있고 쓰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붓의 움직임이나 선의 두께를 알아가는 데 좋았습니다.
주변의 모든 필기구
만년필, 연필, 색연필, 사인펜, 지그펜, 볼펜 등 주위의 모든 필기구가 캘리그라피의 도구입니다. 심지어 먹물만 있다면 찍어서 선을 그으면 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재료인 셈이죠. 제가 본 캘리그라피 책에는 필기구라는 틀에 머무르지 않도록 나무젓가락, 면봉, 손가락 등을 도구로 멋진 글씨 완성본이 있기도 했습니다.